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막걸리를 고르고 있다.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막걸리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장수와 지평주조의 지난해 실적은 '맑음'이다. 국순당(043650)도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지만, 탁주 판매로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라는 평가다.6일 국내 주요 막걸리 업체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평주조는 지난해 매출이 4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늘었다. 영업이익도 37억 원으로 3.4% 증가했다.2023년도 매출이 4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1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36억 원으로 41.6% 크게 줄어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완공한 천안공장이 추가되면서 살균 막걸리를 주력으로 생산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51개 양조장이 협동조합 형태로 뭉친 서울탁주제조협회는 '서울장수생막걸리'로 대표되는 업체다. 협동조합인 탓에 정확한 실적은 알기 어렵지만, 국내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설립한 생산 법인인 서울장수주식회사를 통해 실적을 비춰 볼 수 있다.지난해 서울장수주식회사는 매출이 4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9억 원으로 15.2% 늘었다.반면 국순당은 매출은 6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고, 적자로 전환해 23억 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그럼에도 국순당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국순당 생막걸리 등 탁주 매출이 329억 원으로 5.1% 증가했다.국순당의 실적 부진은 백세주 매출이 전년 대비 7.6% 줄어든 129억 원, 기타 주류 및 임대 수익이 15.9% 줄어든 131억 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업계에서는 이같은 막걸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2022년 정점을 찍고 내려왔던 막걸리 수출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022년 막걸리 수출 물량은 1만 5396톤에서 2023년 1만 3983톤으로 주저앉았지만, 지난해 1만 4733톤으로 다시 반등했다.여기에 K-푸드의 선전으로 일본·중국 등 아시아 국가 외에도 미국 내 한식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 뮤지컬 '돈 주앙' 공연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욕망의 불꽃을 느끼고 싶어. 아침까지 내 매력에 여인들이 행복하기를."돈 주앙(지안마르코 스키아레티 분)이 여인들에게 다가가 음악과 와인, 여자를 원한다고 노래한다. 술집 바를 배경으로 스페인풍의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남녀 무용수들이 음악에 맞춰 화려한 춤을 선보인다.지난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돈 주앙'은 스페인의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열정의 공연이었다.이번 무대는 19년 만에 열리는 프랑스어 오리지널(원작) 공연이다. '돈 주앙'은 17세기 소설 속 전설적인 바람둥이 돈 주앙이라는 캐릭터를 토대로 만든 뮤지컬이다. 여자를 정복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오만한 돈 주앙이 진정한 사랑 마리아(레티시아 카레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뮤지컬 '돈 주앙' 속 돈 주앙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뮤지컬은 프랑스어 공연이지만 17세기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했다. 그 덕에 무대 곳곳에서 스페인의 요소들을 느낄 수 있다. 플라멩코 기반의 음악과 춤이 대표적이다. 플라멩코는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를 중심으로 행해진 전통 예술이다. 뮤지컬에서는 레이스가 달린 긴 치마를 입은 여성 무용수가 등장해 춤을 선보인다. 기타, 캐스터네츠 등의 악기를 비롯해 박수와 발구르기 등 플라멩코 요소들이 가득하다. 무용수들의 화려한 춤과 플라멩코 풍의 선율은 관객을 단번에 스페인 남부로 데려간다. 뮤지컬 '돈 주앙' 공연 [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직접적인 인물들의 감정 표현도 뜨거운 스페인의 태양과 닮아 있었다. 돈 주앙은 "쾌락, 그게 내가 원하는 전부야"라거나 "여자를 사랑한 적 없다"고 노래하며 자신의 욕망과 기질을 직접 표현한다. 그런 돈 주앙에게 "대가를 치를 거야"라는 경고를 넘어 "악마의 자식"이라는 비난까지 나온다. 인물들은 이처럼 직설적인 가사를 쏟아내 뜨겁고 열렬하다는 인상을 줬다. 성 스루(sung-through) 작품으로 대사 없이 노래로 극이 전개되는 점도 감정적인 면모를 더했다.여러 무대 연출은 몰입감을 도왔다. 막이 오른 뒤 밤하늘의 둥그런 달을 표현한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