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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1텔레그램MBE24◀!해선디비상담❤️- 기록노동자 희정, 장례지도사 자격증 따고 장례업 뛰어들어 현장 노동자들 육성 기록죽음과 애도로 돌아보는 삶의 의미한국의 장례식은 죽은 자보다 산 자의 상실감과 죄책감을 위무하는 서비스로 발달해왔다. 게티이미지뱅크일하다 죽고, 수학여행 가다가 죽고, 놀러 갔다가 죽는 한국 사회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세월호 희생자, 쿠팡 과로사 노동자 등 각종 사회적 재난과 참사 현장을 발로 뛰어온 기록노동자 희정 작가가 이번에는 ‘죽음 산업’을 촘촘히 구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육성을 기록했다. ‘죽은 다음’은 염습과 시신 복원을 하는 장례지도사부터 의전관리사, 화장 기사, 수의 제작자, 묘지 관리자, 상여꾼, 반려동물 장례지도사까지 각 분야 장례업 노동자들을 만나 우리 시대의 죽음과 애도를 탐구한다. 놀라운 것은 작가가 직접 장례지도사 국가 자격증을 딴 뒤 현장에 뛰어들어 업계 동료로서 이들을 만났다는 점이다.염습은 시신의 몸을 닦고 수의를 입힌 뒤 염포로 묶는 것을 뜻한다. 예전에는 유가족들이 염습부터 입관까지 지켜봤지만, 지금은 대부분 입관식에서 얼굴만 본다. 피부는 누렇게 뜨고 턱 근육은 힘을 잃어 입이 벌어져 있고 귀와 코에선 진물이 나오는 고인을 보는 일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고인이 마치 잠든 것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만드는 게 장례지도사의 역할이다. 이들은 굽은 몸과 뼈를 반듯하게 펴고, 찡그린 얼굴도 펴고, 안색이 환하게 화장도 해준다.이 과정에서 어떤 이는 고인에게 “참 고우시다”는 말을 연발하며 작업을 하고, 고인의 입술이 너무 메말랐다며 자신의 립밤을 발라주기도 하고, 자신이 직접 만든 버선을 신겨주기도 한다. 그만큼 친애와 경의의 예우를 다한다. 특히 추락, 화재, 익사 등 각종 사고를 당해 훼손된 시신의 경우, 최대한 온전하게 복원하는 일은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한다. 사라진 눈을 만들고, 부서진 코를 세우고, 눈썹도 한 올 한 올 그린다. 유족이 마지막으로 기억할 고인의 모습을 위해서다. 곧바로 화장될 육신이지만, 온전한 모습으로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느냐 여부는 유족들에겐 앞으로 살아갈 날을 위한 동아줄처럼 중요한 의식이다.죽은 다음 l 희정 지음, 한겨레출판, 2만2000원조문객들이 주로 만나는 장례업 관계자는 의전관리사(장례 도우미)다. 이들은 주로 빈소에서 음식을 나르고 상주의 시중을 든다. 이들의 ‘의전 코드’는 까다롭다. 귀걸이 같은 장신구는 금물이며, 화장도 진하면 안 된다. 너무 밝게 웃어도 안 되고 그렇다고 우울하게 있어도 안 된다. 뛰어서도 안 되지만 움직임이 느려서도 안 된다